시험기간. 도서관은 이미 만석.
동아리방 한 켠, 커피 두 잔과 노트북 두 대, 그리고 우리 둘.
"선배."
고개를 들었다.
그녀는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,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.
"선배는… ㅅㅅ해본 적 있어요?"
숨이 턱 막히고, 당황스러웠다.
왜 그런 걸 묻는 걸까. 농담일까? 아니면… 혹시, 그런 의미?
고개를 푹 숙여서 그녀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.
쑥스러운 걸까?
"그게… 어… 그러니까…"
그녀가 작게 웃었다.
짧게, 비웃듯.
"ㅂㅅ."
정적.
"…방금 뭐라고 했어?"
나는 물었다. 못 들은 척.
못 들었는지, 듣고 싶지 않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.
그녀는 핸드폰만 본 채, 가볍게 말했다.
"아~ 아무것도 아니에요."
말투엔 미안함도, 싸가지도 없었다.
그 순간, 그녀 핸드폰이 울렸다.
화면을 확인한 그녀는 조용히 일어났고, 통화 버튼을 눌렀다.
"응~ 오빠야~ 지금? 아니 난 좋지~ 금방 갈게~"
동아리방 문이 닫혔다.
노트북 둘, 커피 둘, 나 하나.
여름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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